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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Life/미국 팁

미국 우버 택시에 휴대폰을 두고 내렸을 때...(2022)

by 파파공룡 2022.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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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저는 정말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라스베가스를 여행하던 중이었는데요.

 

 

저희 가족은 아이들까지 5명이라, 우버의 XL 사이즈 차량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낮에 라스베가스 스트립을 구경한 뒤 호텔로 돌아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저희가 탑승했던 차량은 Ford Flex였습니다. 총 3열의 차량이었는데요. 미국은 운전자 옆은 비워두는 것이 예의기 때문에,

2열에 아내와 첫째, 둘째 아이가 탑승했고요.

3열에 저와 셋째 아이가 탑승했습니다.

3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몸을 최대한 숙인 다음, 2열 의자를 앞으로 젖혀 비집고 들어가야 했답니다. 

 

운전자는 친절했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등급의 운전자였죠. 우버를 여러 번 타긴 했지만, 이런 등급의 운전자는 처음 봤었습니다. 

신기하기도 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는 라스베가스에서 나고 자랐으며, 우버로 가끔 알바를 하는 데 손님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약 10분의 시간이 지나고, 호텔 로비에 도착했습니다.

 

아내와 아이 둘이 먼저 내리고, 저는 셋째를 챙겨 몸을 최대한 숙이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휴대폰이 없다는 것을 몰랐어요.

 

미끄러운 바지 주머니 때문인지, 좁은 통로를 비집고 나가기 위해 집중했던 것 때문인지

주머니 안에 두었던 휴대폰이 흘러내리는 것을 몰랐습니다.

 

우버 운전자에게 인사를 하고, 호텔 문을 들어오면서 뭔가가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아뿔싸.. 휴대폰이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버는 이미 출발한 뒤였죠.

저는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 직불카드(Debit)를 휴대폰 케이스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당장 다음 여행 일정에 큰 지장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운전면허증 없이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속도위반 등으로)될 시 벌금이 꽤 세거든요.

그래서 만약 휴대폰을 못 찾는다면, 다음에 이어질 약 10일간의 여행을 온전히 아내가 운전해야 했습니다.

 

정말 난감했습니다. 눈앞이 캄캄해진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또 제가 이용했던 호텔은 실물 카드키 없이 디지털 카드키를 이용했기 때문에 휴대폰 없이는 방에 들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호텔 프런트에 가서, 사정을 말하니 예약했던 정보들의 일부를 제게 확인하더군요. 신용카드 제일 뒷 네 자리, 휴대폰 번호 등등을요. 

호텔의 시험에 통과한 저는 예비 카드키를 받아 방으로 향했습니다.

 

여기까지가 휴대폰을 잃어버린 뒤 약 30분이 경과한 뒤였습니다. 

방에 있던 아이패드로 우버에 문의를 남겼더니,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전화할 수 있는 곳도 없었죠.

그들의 정책은 일단 분실 신청을 하면, 드라이버에게 직접 돌려줄 의사가 있는지 그 물건이 차에 있는 지를 물어본 뒤

다시 제게 통보하는 것이더군요. 그러기에 저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사용하는 휴대폰은 애플의 아이폰이었습니다. '나의 찾기' 기능을 켜놨기 때문에,

방에 있는 제 아이패드로 실시간 위치 조회가 가능했죠.

 

 

또 알고 보니 아내의 아이폰이 제 가족 구성원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제 아이폰의 위치 조회를 할 수 있더군요.

아내의 휴대폰을 가지고 또 다른 우버를 불러 탔습니다. 

 

제 아이폰은 라스베가스 외곽의 어느 주택가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달리는 우버 안에서 이런저런 검색을 해봤습니다. 대부분 직접 드라이버를 찾아가는 것을 만류하더군요.

갑자기 찾아오는 과거 손님에 대해 운전자가 두려워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제 아내도 혹시나 제가 여기서 사라져 버리면 어떡할 까 엄청 걱정했다고 합니다.

휴대폰도 없어서 연락할 방도가 없어, 애만 태우고 있었다고 해요.

 

제 휴대폰 위치로 가는 30분 여분이 정말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제 휴대폰은 주차된 차 뒷자리에 있었습니다. 운전자는 집에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더라고요.

아이폰의 '나의 찾기'에는 알람을 강제로 울리게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 기능을 사용해보니, 차 밖에서도 제 휴대폰의 알람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사진의 Play Sound 버튼)

 

주변 집들의 벨을 누르며 운전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두 번째 집에서 그를 찾을 수 있었어요.

 

갑자기 자기가 태워줬던 손님이 당신의 집으로 온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무서울 겁니다.

 

그도 정말 놀라더군요. 하지만, 다행히 저는 아내와 세 아이들과 함께 탑승했었기 때문에, 저를 크게 경계하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제가 만약 혼자 탑승했었는데, 그의 집에 다시 찾아갔다면 저를 더 경계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휴대폰을 돌려주는 것을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했던 것과 달리 그는 흔쾌히 휴대폰을 돌려주었습니다.

 

돌려주는 것에 대한 사례금으로 30불을 꺼냈지만, 그는 정중히 그 돈까지 사양했습니다.

저는 휴대전화를 무사히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버 본사는 전혀 도움이 안 됐습니다. 급박할 때는 직접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죠.

 

한국에 있을 때 저는 갤럭시를, 아내는 아이폰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오면서 제가 아이폰으로 기종변경을 하고,

저희 가족은 애플 기기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때문에 제 휴대폰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약 계속 혼자 갤럭시를 사용했다면, 제 아내의 휴대폰으로 위치 조회를 실시간으로 하면서

휴대폰의 위치로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능을 만들어준 애플이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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