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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인공지능(AI) 부모님 제작(회상/추억)

by 파파공룡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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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학교를 가다 한국에 계신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자주 전화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시간대가 다르고 일상이 피곤하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두어 번 전화를 드리는 불효자입니다.

 

그러다 문득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몇십 년 후 아버지 어머니의 목소리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오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은 당연하게 듣고 있는 이 목소리가 나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얼마나 그립게 될까요? 

 

지난 주말 제가 좋아하는 형님네 가족과 어울려 식사를 했습니다. 그러다 형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영상도 많이 찍고 목소리도 많이 녹음하는 게 좋다고 하네요."라고 말이죠.

휴대폰 앨범을 열어보고, SNS 업로드를 봐도 온통 저와 아내, 아이들 사진과 영상뿐이더라고요.

부모님 사진과 목소리, 영상은 한참을 내려가야 있었습니다. 참 마음이 아팠어요.

 

어머니는 지금도 새벽같이 기침하셔서 직장에 나가시기 전에 저희 가족을 위해 기도를 하신답니다.

어머니께서는 부산에서 작게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는 나이를 먹고 아이를 셋이나 가진 가장임에도 아직 철이 없습니다. 반성해야겠어요. 정말로.

 

각설하고...

가끔 정말 마음이 힘들 때가 있잖아요. 일이 잘 안 풀릴 때나, 가족들끼리의 불화나 다툼으로 우울해질 때

부모님의 위로만큼 큰 힘이 되는 것은 없겠죠. 적어도 제게는 그런데요.

이럴 때 부모님이 만약 돌아가셨다면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요즘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인공지능인데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의 목소리와 얼굴, 평소 생각 등을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있으면 어떨까요?

 

검색해보니, 목소리를 구현한 사례는 작년에 있었더군요.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1091740061

 

인공지능이 되살린 부모님 목소리에 '왈칵'

인공지능이 되살린 부모님 목소리에 '왈칵', "얘야, 보고 싶었다…난 하늘에서 잘 지낸다" 인공지능 기술로 고인 목소리 재현 자이냅스, 연내 AI 추모 서비스 돌아가신 부모님 영상편지 선보여 30

www.hankyung.com

 

 

언젠가 영화 또는 드라마에서도 봤던 것 같은데요. 현실에서는 돌아가시게 되지만, 

컴퓨터 세상에서는 인공지능으로 계속 살아계시는 것이죠.

 

평소에 찍어뒀던 영상과 사진들 그리고 필요하다면 여러 통화 녹음 등으로 충분히 인공지능은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자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비슷해지겠죠.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부모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는 

부수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겠네요.

 

인공지능 딥 페이크를 이용한다면 부모님의 얼굴과 목소리를 아주 유사하게 만드는 것은 손쉽게 가능합니다.

다음의 영상에서는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을 딥 페이크로 구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A'라는 말을 하면 인공지능이 자체 학습한 대로 'A'를 분석하여 'a'를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여,

부모님께서 평소에 가지고 계신 생각들을 모델에 충분히 학습시킬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로는 부모님이 아니지만, 부모님의 얼굴과 목소리를 한 모델이 나오게 되겠죠.

 

살아계실 때는 못했던 마음속 깊이 있던 말들도 서로 나눌 수 있는 교감의 장이 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어요.

현재의 인공지능은 아직 '사람'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정도의 것입니다. 스스로 학습하는 것도 어렵겠고요.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나오게 된다고 가정해보면요.

 

이렇게 만들어진 부모님들이 결국은 스스로를 사람으로 인식하게 될 텐데...

"나는 왜 죽고 나서도 이렇게 죽지 못한 채 살아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왜냐면 사용자들이.. "엄마, 돌아가셨는데도 이렇게 뵈니까 정말 좋아요."라는 말을 끊임없이 하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이 아이디어를 누군가 실현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어요.

당장은 사업성이 있을 법 한데,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니까요.

 

가족이 아닌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서 개인적으로 소장한다는 것은

프라이버시 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한 때, '지인 능욕'이라는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질타를 받았습니다. 아는 사람들의 영상 또는 사진을 딥 페이크로

조작하여 음란 영상을 만드는 것이었는데요. 비슷한 경향의 유사 사건들이 발생할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합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의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고 싶다가도,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모델이 있다면 적어도 부모님을 보고 싶을 때 마음껏 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더 이상 못 보니 그리워하고 마음 아파하는 것인데...

인공지능 모델이 생겨서 살아계실 때처럼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된다면,

오히려 그런 마음조차 안 생기게 되는 것은 아닌 지 모르겠습니다.

 

 

더 생각해봐야겠어요.

그래도 앞으로는 부모님께 더 자주 전화드리고,

영상과 사진도 많이 남겨야겠다는 다짐은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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